폭류를 건너는 법ㆍ3 / 빤냐완따 스님

Kusalo
2022-05-08
조회수 442



폭류를 건너기 위해 반드시 닦아야 하는 <팔정도>를 일상의 삶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평소 숙고해왔던 바 몇 가지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팔정도>의 교학적 이해나 원론적 해석이 아니라 '일상의 삶속에서 폭류를 건너기 위한 법'을 염두에 둔 성찰입니다. <팔정도>의 8가지 구성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은 추후 다른 기회에 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일상의 모든 현상들이 실은

<무서운 폭류>임을 언제 어디서나 

사무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인식에는 '바른 인식'과 '그른 인식'이 있습니다. <바른 견해>(정견)과 <바른 사유>(정사유)에 의해서 감각접촉현상의 본성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납니다. <그릇된 견해>와 <그릇된 사유>는 현상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착각하게 하거나 왜곡시켜 버립니다. <바른 인식>은 통찰수행의 결과로서 생겨나기도 하지만, 올바른 숙고와 성찰을 통해 길러지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류를 폭류로 인식하지 못한 채 폭류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가라앉거나 휩쓸려 떠내려 갑니다. 우리는 다섯 감각기관을 통해 하루종일 보고 듣고 냄새맏고 맛보고 감촉하면서 평생동안 감각의 노예가 되어 살아갑니다. 인식된 감각이 죽음으로 몰고가는 폭류인 줄 모른 채 즐기며 살아갑니다. 


수행을 통해 지혜를 계발하지 못하면 썩은 칡넝쿨을 뱀으로 착각하듯 폭류가 폭류인 것을 알지 못한 채 휩쓸려 버립니다. 폭류를 폭류로 보는 것은 지혜입니다. 지혜가 작은 사람은 분명하게 드러난 큰 폭류만 인식할 뿐, 작은 폭류나 미세한 폭류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큰 폭류, 작은 폭류, 미세한 폭류 모두 폭류입니다. 새끼 독사라고 해서 독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 어떤 폭류라도 그것은 윤회의 원천이 되며,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합니다. 


통찰수행을 통해 지혜가 성숙되었을 때 비로소 일체 현상을 폭류로 인식할 수 있게 되지만, 경전공부와 법문경청 혹은 바른 숙고를 통해서도 폭류를 폭류로, 위험한 것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힘이 배양됩니다. 매순간 보고 듣고 맛보고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실은 여러분들을 고통의 바다로 휩쓸려 떠내려가게 하는 폭류라고 사무치게 인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2. 언제 어디서나 <무상관> 

(Aniccanupassana-

Bhavana)을 닦아야 합니다.


수행자가 닦아나가야 하는 <팔정도>의 8가지 구성요소 가운데 첫번째가 <정견> 즉, <바른 견해>입니다. <바른 견해>란 <사성제> (고ㆍ집ㆍ멸ㆍ도)를 바르고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성제> 가운데 특히 <고성제>(고의 성스러운 진리)는 <무상>(무상의 진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불교의 궁극목표는 닙바나(열반)의 실현입니다. 닙바나 실현의 전제조건이 바로 <무상의 진리>를 이해하는 것, 모든 현상을 무상으로 관하는 것입니다. <생겨난 모든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는 무상의 진리를 이해(증득, 통찰)하지 못하고서는 결코 <사성제>를 이해할 수 없으며, <사성제>(특히 고성제)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무아의 진리>를 증득할 수 없습니다. <열반>은 <무아의 증득>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사슴동산에서 부처님의 첫 설법을 듣고 꼰단냐 존자가 최초로 깨달은 것이 바로 <생겨난 모든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 (Samudayadhammam sabbam tam nirodhadhammanti)는 <무상의 진리>입니다. <사성제>와 <무상의 진리>를 깨달은 꼰단냐 존자는 곧이어 설해진 부처님의 <무아>의 법문을 통해 모든 번뇌가 사라진, <폭류>를 건넌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무상을 관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온>(색수상행식, 정신과 물질, 몸과 마음)에 대한 현상관찰을 통해 무상을 깨닫는 것입니다. <위빳사나 수행>(알아차림, 사띠수행)을 통해 <물리적인 감각>(무게감, 온도감, 촉감 등), <느낌>(쾌감, 불쾌감 등), <의도>, <5감각기관을 통한 온갖 인식작용>, <생각ㆍ감정> 등을 주의깊게 관찰하다 보면 그것들의 끊임없는 생성과 변화와 소멸을 보게 됩니다. 모든 현상의 연속적 소멸을 인지하면서 항상한 실체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생겨난 것입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의 모든 현상을 매순간 무상으로 관하게 됩니다. 


무상을 관하는 두번째 방법은 <무상인식>(아닛짜 산냐>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통찰수행을 통해 매순간 모든 현상을 무상으로 관할 수만 있다면 굳이 <아닛짜 산냐>를 의도적으로 계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통찰력 있는 전문 수행자라 할지라도 매순간을 무상으로 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이라면 두 말할 필요 있겠습니까? 전문 수행자든 일반 재가수행자든 통찰수행은 필수적으로 해 나가되, 그와 병행하여 반드시 <무상인식>도 계발해 나가야 합니다. 


<무상인식>(아닛짜 산냐)는 어떻게 계발할 수 있는가? 


가령 부처님의 10가지 명호를 염하면서 부처님의 공덕을 주의깊게 거듭거듭 회상하면 신심과 정진력과 집중력이 향상되어 없던 사띠가 생겨나고 이미 생겨난 사띠는 더욱 분명한 사띠가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빨리어 경전에 설해진 무상과 관련된 경들을 찾아내어 의미를 새김하고 숙고하면서 독송 암송 하다보면 차츰 무상에 대한 인식이 싹트게 됩니다. 매순간 몸과 마음의 모든 현상이 변화(생성과 소멸)하고 있다는 관념을 가능한 언제 어디서나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릇된 관념은 자칫 실상이 아닌 허상에 집착하게 하여 번뇌를 만들어내지만, <좋은 관념>(바른 관념)은 신심과 정진력과 삼매의 힘을 증장시켜주며, 선한 의도를 나게 하고 악한 의도가 생겨나지 않게 합니다.


위빳사나 수행(알아차림, 사띠수행)을 통해 <무상>을 사무치게 체험하고 나면 의도적인 관념을 갖지 않아도 실재로 모든 현상들이 무상하게 인식되며, 알아차림 의식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깨어나면서 매 순간순간을 무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매순간(지금, 여기) 만을 무상으로 통찰하는 것이 무상관 수행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지혜로운 수행자는 <지금, 이 순간, 여기> 혹은 <현재, 현생>에 깨어 있으되, 지나간 과거와 오지않은 미래까지 무상으로 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빨리어 경전 어디를 보더라도 <지금, 여기, 이 순간>에만 깨어있으라는 가르침은 없습니다. 생로병사는 현생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과거의 모든 인간이 그러했고, 미래의 모든 인류가 그러할 것이며, 푸르른 저 나뭇잎 또한 과거에는 새싹으로 푸르렀다가 벌레 먹히고 다시 낙엽으로 떨어졌듯이, 현생에서도 그러하고 미래생에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즉, <무상관>을 닦는 지혜로운 수행자라면 지금 여기에서 순간순간 생멸을 보고, 그 속에서 과거의 무상함과 미래의 덧없음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혜로운 수행자는,

싱싱한 나뭇잎 속에서 빛바램을 관하고 

화려한 꽃에서 병들고 시듦을 보나니 

일출을 보며 최선을 다짐하되 

일출 속에서 일몰의 무상함을 

잊지 않는 그 삶이야말로 

지혜로운 수행자의 후회없는 삶이라네."

< 3부 끝 >


                *


불멸 2566년 5월 어느날 

천림산 기슭에서 

메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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